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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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10. 3.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 2탄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사진을 올리는 중에 드는 생각이 '아쉽다'는 건데요. 1탄에서 말씀드렸듯이 부산까지 종주를 못 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3일 차부터 마지막 날까지 소개드리겠습니다.
아 그전에, 1탄에서 소개 못 드린 준비물입니다. 최소화하려고 했음에도 펼쳐놓으니 꽤 많이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옷은 단벌로 입고 다녔습니다. 숙소에서 빨아서(모텔은 세탁기가 보통 있습니다. 없는 곳은 손빨래) 드라이기와 선풍기로 말렸습니다.
- 가방(준비물을 다 때려넣고 자전거에 달고 다님)
- 공기주입기(요건 자전거에 부착)
- 모자, 장갑
- 우비
- 선그라스, 선크림
- 펑크패치, 삼각 렌치
- WD 40 78ml(자전거 타기 전 체인에 뿌림)
- 우비, 물티슈
- 자전거 수첩, 스탬프 패드
- 무릎보호대(한 번쓰고 안 씀... 괜히 부피만 차지함)
- 비닐봉지
- 약, 충전지
- 간식거리
3일 차
안동댐 근처 숙소에서 4시 30분에 출발했습니다. 어두워서 살짝 무섭긴 했는데, 금방 날이 밝을 거라는 기대로 천천히 달렸습니다. 이내 날이 밝아오고, 물안개가 피어있는 자전거 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동이 틀 때 아주 괜찮은 사진 한 방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감상도 잠깐! 오늘 일정도 만만치 않게 길기 때문에 빨리 이동했습니다.
5시간 정도를 달렸더니 상주보가 보였습니다. 안동댐으로 갔다가 나오는 65km 길은 지겨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지겹진 않았습니다. 아침이었기에 체력이 좋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다음 행선지는 낙단보입니다. 여기도 두어 시간을 달렸더니 금방 도착했습니다. 물론 언덕과 비포장의 덜덜거림은 있었지만.. 12시가 가까워서 배가 고파서 다음에 보이는 식당이 있으면 밥을 먹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낙단보에서 10분 정도였나.. 조금만 가면 식당 몇 군데가 나옵니다. 저는 신공항 한식뷔페로 들어갔는데요. 뷔페라 눈을 희번덕이며 무지막지하게 먹었습니다. 사장님께서 홍보를 부탁하며 얼음물 하나를 주셨습니다. 낙단보까지 자전거 여행하시는 분들 '신공항 한식뷔페'에서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사진은 못 찍었는데) 반찬 가짓수가 대략 30여 개는 되는 듯합니다. 맛도 좋습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1시간을 조금 더 달렸더니 구미보가 나타났습니다. 날씨는 흐렸지만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 신공항 사장님이 주신 얼음물로 몸을 시원하게 달래주고, 10여분 휴식을 취하고 다시 자전거에 올랐습니다.
다시 2시간 30분을 달려서 칠곡보에 도착했습니다.
칠곡보에서 배가 또 고팠는데 사뒀던 간식을 꽤 많이 먹었습니다. 자전거 타기는 노동입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참을 계속 먹어줘야... 하네요.
다음 강정고령보도 힘겹게 도착했습니다. 오후 6시 정도였는데 날이 저물고 있었습니다. 내일 비 소식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비를 안 맞기 위해 다음 코스까지는 가기로 하고 야간 라이딩을 시작했습니다.
야간 라이딩은 위험하기 때문에 웬만해선 안 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없이 하게 되었습니다. 자전거 길은 조명이 없기 때문에 어둡습니다. 도중에 깜빡이 없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만났는데 사람으로 확인하기까지 뒤에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어둠 속에 뭔가가 계속 헛것을 보는 것처럼 움직였거든요.. 우여곡절을 겪고 달성보 인증을 달성하게 됩니다.
달성보에서 3km를 더 가면 대구 달성군 논공이라는 곳이 나옵니다. 산업단지가 있는 곳이라 큰 도시를 이루고 있어서 식당도 많고 숙소(모텔)도 몇 개가 있었습니다. 돼지국밥 한 그릇을 맛있게 먹고 숙소도 이쁜(?) 곳으로 잡았습니다. 3일 차도 아주 즐겁게 끝이 났습니다.
4일 차
대망의 마지막 날입니다. 마지막이지만 이 날도 가야 할 거리가 꽤 길었기 때문에 4시 20분에 길을 나섰습니다. 두 시간은 잘 달렸는데 이후 비가 갑자기 억수처럼 쏟아졌습니다. 우비를 꺼낼 새도 없이 비는 옷을 다 젖셨고, 급하게 우비를 챙겨 입었습니다. 옷은 그나마 괜찮았는데 신발에 들어온 빗물은 빠지지 않아서... 난감했습니다.
비가 조금 멈췄을 때 기왕 젖은 몸! 그냥 가자 싶어서 우비를 입은 채로 다시 달렸습니다. 무심사 길에서는 우회도로가 있었지만 돌파를 강행하고 합천창녕보에 도달했습니다. 비 라이딩은 체력 소모가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휴식을 30분 정도 취하고 일어서는데 손목이랑 다리가 후 달거리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합천창녕보를 떠난 지 30분 정도 되었을 때 일어났습니다. 비는 계속 오는 중이었고 자전거 운전대를 움직이는데 살짝 '어 뭐지.. 잘 안 돌아가네' 싶었습니다. 처음엔 펑크가 났을 리라곤 생각도 못 하고 나중에 운전대를 고쳐야겠다란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 더 달리니 앞바퀴 바람이 빠지면서.... '아 X 됐다' 싶었습니다.
다행인 건 근처 마을이 있었는데 작은 버스 정류장도 있어서 비를 피하면서 펑크를 수리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 전, 타이어 교체를 해봤기 때문에 바퀴 탈거는 쉽게 했습니다. 튜브 구멍 위치도 귀를 기울여 잘 찾았고, 패치만 붙이면 되는데.... 몇 번을 시도했는데도 공기 주입이 되질 않았습니다.
결국은 버스 정류소에 붙은 택시 기사님께 전화(이 것도 정말 다행)하여 눈물을 머금고 가장 가까운 시외버스 터미널로 점프했습니다.
자전거 펑크 수리를 하고 더 탈까 생각도 했는데.. 한 번 무너진 마음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부산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부산에 도착해서 맘 편하게 식사도 하고 자전거 수리점을 찾아서 펑크도 수리했습니다.
이상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이었습니다. 다음번 여행에선 펑크 패치 기술을 꼭 익힌 후 타야겠습니다~